북한이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 '우상화'에 박차를 가하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조선중앙TV는 지난 8일 개최된 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녹화중계 화면에 김주애가 타는 것으로 보이는 '백마'를 내보냈다.
조선중앙TV는 "우리 원수님 백두전구를 주름잡아 내달리셨던 전설의 명마, 그 모습도 눈부신 백두산군마가 기병대의 선두에 서 있다"며 "사랑하는 자제분께서 제일로 사랑하시는 충마가 그 뒤를 따라 활기찬 열병의 흐름을 이끌어간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언급한 '전설의 명마'는 김 위원장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8개월 만인 2019년 10월 타고 백두산 일대를 달렸던 말을 말한다.
또 '사랑하는 자제분'은 김주애를 지칭하는데, 김주애가 백두혈통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백마를 보유했고, 그 말이 열병식에 참석했음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가운데 북한 당국이 김주애와 같은 이름을 가진 주민들에게 개명을 강요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와 김주애 우상화 작업이 착착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지난 11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평안북도 정주시, 평안남도 평성시 등에서 '주애'라는 이름으로 주민등록이 된 여성들에게 이름을 고치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북한은 김일성 주석·김정일 국방위원장 시대에도 최고지도자와 같은 이름을 쓰지 못하게 했으며 김정은 시대가 출범할 때도 개명을 강요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김주애를 후계자로 내세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8일 김주애가 김 위원장 부부 사이 정중앙에 자리 잡은 사진과 함께 "김 위원장이 김주애를 후계자로 선택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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